2019년, 독일에서 내 인생의 '다음 판'을 짜다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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2019년 인생의 터닝포인트, 평범했던 프로기사, 유튜브에서 새로운 기회를 보다
독일에 온 지 어언 20년! 2019년 내겐 인생의 전환점이 왔다.
평생 안 읽던 책을 읽기 시작하면서, 난 엄청 빠르게 변하고 있었다. 평온한 일상들.. 많지도 적지도 않은 학생들에게 바둑을 가르치면서 욕심 부리지 않고, 인생에 끌려가듯 살고 있었다.
그 당시 난 친구들에게 고민을 털어놨다. "나.... 문제가 없어서 고민이야.." "뭔 헛소리여.. 배부른 소리하고 있네.." 다들 이런 표정으로 나를 봤다.
평생을 승부만 하고 살아오던 내게 목표가 없어진 것이다. 난 항상 목표지향주의자였다. (이겨야만 했다) 거기다 상당히 엄한 우리 부모님들은 내게 항상 길을 보여주고 이끌어 줬다. (물론 따라야하는 엄청난 고통이 있었지만..)
독일에 와서 처음엔 모든 것이 여유롭고 자유로워 좋았다. 처음으로 부모의 그늘에서 벗어나 내 맘대로 할 수 있었다. 하지만 뭔가 공허했다. 평생 나를 이끌어 주는 사람이 없으니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, 뭐가 맞는건지 헷갈렸다.
2019년 난 마치 사회 초년생처럼, 난 어떤일을 하고 살아야 할까, 내가 진정 좋아하는일은 뭘까, 앞으로 평생 이렇게 사는것이 옳을까, 그렇지 않다면 당장 무엇을 해야할까... 수 많은 질문들을 던지며 미래에 대해 생각하고 또 불안해 했다. 답을 알려주는 사람은 없었다. 그래서 책에게 내 인생을 맡기기로 했다.
그 당시 유튜브는 한창 뜨기 시작했고, 나도 내가 잘 하는 바둑으로 유튜브를 해야 겠다고 다짐했다. 다짐은 쉽지만, 실행은 어려운 법!
하지 말아야 할 이유는 수십가지..
1. 글로벌로 가려면 영어 채널로 만들어야하는데, 내 초등 영어로 과연 될까?
2. 구상, 기획, 촬영, 편집, 자막 등 하나도 모르는데 이걸 어디서 배운담?
3. 시간이 엄청 많이 걸린다는데, 이거 시간 낭비만 하는거 아니야?
4. 내가 프로기사라지만, 내 영상을 사람들이 과연 봐줄까?
5. 수익 창출까지는 구독자 1000명이상, 시청시간 4000시간 인데, 가능할까?
6. 촬영 장비는 수만가지인데, 초보는 뭘 사야하며, 비용이 너무 많이 들지 않을까?
7. 썸네일, 로고, 채널아트등은 무슨 수로 만들지?
이 외에 여러가지 할 수 없는 이유를 떠올리며 시간만 흘려보냈다. 이렇게 핑계만 늘어놓다가는 결국 하지 못 할 것 같았다. 일단 첫 영상을 찍어봤다. 3분44초 영상 찍는데 한 7시간 걸렸다.. NG는 한 백번 낸 것 같다.

내 유튜브 첫 영상 - Yoon's Baduk cafe
일단 시작하고 질렀다. 그러나 생각보다 구독자가 안 늘어나서 기가 죽었고 영상 하나 만드는게 보통일이 아니었다. 그래도 천천히 꾸준히 영상을 업로드했다. 점점 나를 좋아해주는 팬들이 생기는 것이 아닌가! 내 강의가 논리적, 합리적으로 설명을 잘 한다는.. 최고의 선생님이라는 답글들. 완전 뿌듯했다. 이맛에 유튜브 하나보다....
유튜브를 일년 정도 운영하면서 바둑을 배우고 싶어하는 서양 사람들의 니즈를 알게 되었다. 한국이나 동양에는 기원, 바둑학원, 전문 바둑도장들이 많이 있지만, 서양은 바둑을 둘 수 있는 장소조차 협소하다. 유럽은 대부분 레스토랑, 바, 대학교, 공공장소 등을 빌려 일주일에 한번씩 친목으로 만나는 것이 전부다. 한마디로 바둑을 배울 수 있는 곳이 거의 없다.

2019년 중순, 우여곡절 끝에 시작했던 나의 바둑 유튜브 채널 -현재 쉬는 중 (Yoon's Baduk Cafe)
그래! 서양사람들이 체계적으로 바둑을 배울 수 있는 장소를 만들어보자! 시스템적인 온라인 바둑 플랫폼을 만들어보는 거야! 사람들이 우리 웹사이트에 와서 바둑 영상을 보고, 까먹지 않도록 즉시 배운 것을 문제로 풀어보고 익히는거지. 사람들은 시간, 장소에 구애받지않고 언제든지 바둑을 배울 수 있지.
그 당시 핫했던 세계적인 강의 플랫폼 유데미를 보고 따라해보기로 했다. 또한 내가 항상 고민해 왔던, 잠자는 시간에도 돈이 들어오게 하는 시스템을 만들 수 있을 것 같았다.
2020년 3월 코로나가 급속도로 퍼지면서, 사람들은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지고, 그로인해 바둑을 새로 시작한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였다.
이게 운명인지... 남편은 수학전공자 프로그래머 (개발자) 남편한테 내 계획을 얘기하고 함께 만들어보자고 제안했다. 남편도 바둑 유단자라 내 플랜에 동의하고 합류하기로 했다.
개발자인 남편이 합류했으니 이제 완벽한 팀이 된 걸까? 하지만 글로벌 플랫폼을 만들기 위해선 내게 꼭 필요한 또 한 사람의 파트너가 있었다.
바로 바둑계의 스타 유튜버, 프로연우. 하지만 난 그녀와 개인적인 친분이 전혀 없는 사이였는데...
과연 나는 그녀를 어떻게 설득했을까?
(👉 2편에서 계속됩니다.)